2025년 8월 31일 일요일

25년 8월의 한미정상회담을 바라보며

지난 8월 25일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 DC에서 처음 만나는 한미정상회담이 있었다.


회담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SNS에 한국에서는 혁명이나 숙청 같은 상황아니냐는 글을 올려서

이번 회담이 어떻게 되려나 우려하는 사람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


막상 만나자 분위기는 의외로 부드러웠고 실제 회담은 화기애해하게 진행되었다고 한다.







https://www.washingtonpost.com/politics/2025/08/25/trump-south-korea-president-visit/?utm_source=chatgpt.com


(위 내용은 워싱턴 포스트의 뉴스를 캡쳐한 내용인데, SNS 내용이 오해이고 대통령 당선에 축하인사를 했고, 성과를 칭찬하는 농담을 덤지는 것 등을 보면 확실히 우호적인 분위기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그렇게 시작된 한미정삼회담은 "당신이 피스 메이커를 하면 나는 페이스 메이커를 하겠다" 등의 농담으로 신뢰를 쌓으며 끝났고 아래와 같이 한미정상회담에 대해서 좋은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5082910375617652?utm_source=naver&utm_medium=search




과연 어떤 구체적인 성과가 있었던 것인지 한 큐에 정리하는 내용이 찾기가 어려워 직접 정리해 보고자 한다.


성과 정리


1. 추가 인상, 추가 인하 등의 관세 내용이 언급되지 않았다. (변화가 없는게 오히려 좋을 수도...)

  • 상호 관세에 대해서 추가적으로 논의가 되지 않고 일본과 비슷하게 현상태를 유지시키는 것이 오히려 적절하다는 판단이다.
  • 바로 어제 미국 법원에서 트럼프가 행정명령으로 진행하고 있는 상호관세에 대해서 위법하다는 내용이 나왔는데, 이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보면...
  • 이번 정상회담처럼 미국의 상호 관세에 대해서 트럼프와 적극적으로 협상하여 우리 것을 더 내놓고 관세를 줄이는 것보다는 변화를 최소화하여 우리 것을 지키며 다른 국가 수준에 맞춰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는 것 같다.




2. 공동 성명이 없었다.

  • 공동 성명이나 문서 발표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양 국가의 미팅 분위기라고 볼 수 있다. 
  • 애초에 관세 등에 있어 변화를 바라지 않는 전략에서 분위기 맞춰가며 일본 등 다른 국가 대비 튀지 않고자 노력했는데 굳이 공동 성명 등을 만들 필요가 있는가?
  • 만약 공동 성명을 넣고자 했으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야 했고, 우리가 민감해하는 것들을 내줘야 하고 그러면 여러 불편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 이런 내용들은 주간 조선에서도 어느정도 다루고 있는데, 더 관심있는 분들은 아래 링크로 들어가서 보시면 좋을 것 같다.
    (https://weekly.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44259)



3. 산업 협력 확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었다.

  • 조선업, 반도체 및 원자력 등 첨단 제조업 그리고 투자 확대에 대한 내용이 충분히 논의되었다.
  • 몇 개의 신문만 검색해도 아래와 같이 내용이 상당히 많이 나온다.




4. 북한 외교 관련 방향에 대해서 공감대를 이뤘다.

  • 아래 뉴스 기사와 같이 북한 뿐 아니라 중국에 대한 외교 접근법에 대해서 공감대를 이뤘다고 하니,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어느정도 낮아지는 효과가 생긴다.



이러한 성과들은 아마 한미정상회담 전에 한일정상회담을 진행하며, 기존 국가간 약속이라고 했던 것들을 지키겠다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한국이라는 나라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과거대비 상당히 낮아졌고 충분히 논의 가능하겠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관련 내용은 아래 기사를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344328





물론 위에 별도로 캡처한 내용대로 윤석열 정권 때 일본 정부와 협의해서 만들어놓은 강제징용에 대한 '제 3자 변제' 등 피해자들이 극구 반대하는 방침을 유지하기로 한 것 등 아쉬운 부분이 있긴 하지만


보면, 확실히 실용주의 외교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2025년 8월 10일 일요일

트럼프의 제약 산업 개혁 (약가 인하) 추진에 대해

 1. 얼마 전 트럼프 관련 뉴스를 검색하다가 아래와 같은 미국 제약사 약가 인하 명령 관련 기사를 보고 호기심이 발동해 조금 찾아보고 정리해 보았다.

    
[기사 링크](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5/08/04/2025080401985.html)




2. 8월 1일, 트럼프가 17개 제약사에 약가 인하를 요구함. 이유는? 기사에 따르면 미국 약가는 일본 대비 3.5배, 한국 대비 4배나 높다고 한다. 그런데 미국 약가는 왜 이렇게 비싼 걸까?
    
3.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건 누군가 가격 결정에 개입하고 있다는 뜻일 가능성이 큼. 간단히 조사해 보니 미국에서는 PBM(Pharmacy Benefit Management) 이라는 곳이 약가를 결정한다고 함. PBM이 뭔지는 몰라도, 범인(?)일 가능성이 높아 보임.
    
4. PBM(Pharmacy Benefit Management)은 보험사, 제약사, 약국, 환자 등 의료시스템 내 여러 이해관계자 사이에서 처방 의약품의 가격과 사용을 관리하는 중개 기구로, 주요 역할은 다음과 같음.
    
    - 처방약 목록(Formulary) 설계 및 관리: 임상성과·경제성 분석을 통해 보험에서 보장할 약물 목록과 등급(티어)을 구분, 환자 본인부담금과 접근성을 조정.
        
    - 약가 협상 및 리베이트 관리: 보험사를 대신해 제약사와 약가 협상, 리베이트(할인) 수취. 제네릭 사용을 권장하고 인센티브 제공.
        
    - 청구 및 심사 처리: 보험 청구, 처방 심사, 정산, DUR(실시간 약물사용평가), 사전승인 제도 운영.
        
    - 약국 네트워크 운영: 소매 약국과 계약하여 우편주문약국 서비스 제공.
        
    - 질병·복약 관리 서비스: 만성질환 관리, 교육 프로그램 운영.
        
    - 의약품 사용·안전 관리: 중복·용량·알러지·임산부 안전성 평가 및 급여기준 준수 점검.
        
    
5. 쉽게 말해 PBM은 한국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처럼 약 심사와 가격 협상을 하고, 보험사에 특정 질병의 권장 약을 제시함. 보험사는 이를 병원에 전달하고, 병원은 가이드에 따라 처방함.
    
6. 결국 미국 약가는 제약사(총원가+마진) + 보험사(비용+마진) + PBM(비용+마진), 이렇게 세 곳의 비용과 마진이 모두 얹혀지는 구조임.
    
7. 예를 들어, 환자가 약국에서 본인부담금 $100을 내고 약을 받는 경우(약가 총액 $300: 본인부담 $100 + 보험금 $200), 약국은 약을 준 뒤 PBM에 보험금 $200을 청구함.
    
8. 그러면 PBM은 보험사로부터 $200과 관리 비용을 받고, 제약사에 리베이트를 요구함.
    
9. 제약사는 PBM에 리베이트를 지급하고, PBM은 그중 일부를 보험사/플랜스폰서에 환급, 나머지를 수익으로 남김. 통계에 따르면 리베이트의 약 95%가 보험사로, 4~5%가 PBM의 수익으로 남는다고 함. [(출처)](https://openyls.law.yale.edu/server/api/core/bitstreams/fc20e184-b2d6-4b02-a0f6-a495e3fb5cd2/content)
    
10. 이런 구조에서는 PBM과 보험사가 약가를 높일수록 수익이 증가함(서로 리베이트를 돌려주기 때문).
    
11. 보험 가입자는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을 수 있지만, 미국은 민간보험 체계여서 무보험자가 적지 않음. 최근 오바마케어로 8% 수준까지 줄었지만, 2000년대 중반만 해도 16% 이상이었음.
    
12. 그래서 PBM·보험사·제약사 간의 협상 구조와 리베이트 투명성 문제는 미국 사회에서 오래된 이슈임. [(참고)](https://schaeffer.usc.edu/research/follow-the-money-the-flow-of-funds-in-the-pharmaceutical-distribution-system/)
    
13. 한국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준정부기관인 반면, 미국의 CVS Caremark, Express Scripts, Optum Rx 등 대부분의 PBM은 사기업이고, 상위 3개사가 시장의 80% 가까이를 점유하는 과점 구조임. 이 과점·카르텔 구조가 문제의 핵심으로 보임.
    
14. 이는 한국의 단일 공영보험 체계와 미국의 복수 민간보험 체계 차이 등 복합적인 이유에서 비롯된 것이고, PBM의 존재 자체보다 과점+카르텔이 더 본질적인 문제일 수 있음.
    
15. 이 구조는 예전부터 문제로 지적됐고, 트럼프 1기 때도 정리하려 했으나 무산됐었음. 또한 바이든 정부에서도 시도했으나 임기 내 가시적 성과는 없었음.
    
16. 다만, 바이든은 2022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을 통과시켜 2026년부터 PBM뿐 아니라 미국 정부(CMS)도 약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음.
    
17. 이번 트럼프 2기에서도 5월 12일, PBM 리베이트 구조로 인한 고약가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행정명령을 발의함.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음.


  • 제약사에 미국 내 의약품 가격을 30~80% 인하하라는 지침.
  • 미국 환자가 **최혜국 가격**으로 의약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약가 목표 설정 및 최저 수준 가격 보장 프로그램 추진.
  • 우선 메디케어 등 연방정부 프로그램 의약품에 적용, 일부 고가 항암제·주사제 포함 예상.
  • PBM 등 중간 유통구조 개선 및 제약산업 구조 개혁 추진.
  • 약가 인하와 함께 수입 의약품에 관세 부과 예고, OECD 최저 수준 약가 달성 목표.
  • 제약사에 60일 내 약가 인하를 요구하는 공개서한 발송.


18. 그리고 8월 1일, 앞서 언급한 대로 트럼프가 다시 17개 제약사에 약가 인하를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냄.
(뭔가 생각보다 트럼프는 미국 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제로 움직이는 사람 같다는...)
    
19. 그러나 미국 약가 문제는 제약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제약사 + PBM + 보험사의 카르텔 구조 문제이기에, 과연 이번에도 제대로 해결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임. (차라리 바이든 처럼 법제화를 하던가...)